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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일상칼럼

제목

내기 골프, 경기인가? 도박인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4.10
첨부파일0
추천수
2
조회수
2705
내용
Q) S씨는 골프 동호인 모임에서 만난 다른 3명과 핸디캡을 정하고, 전반 9홀에는 1타당 50만원, 후반 9홀에는 1타당 100만원을 거는 방식으로 내기골프를 쳐, 2년의 세월이 지나자 내기 골프로 인해 잃은 돈의 액수가 수억원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S씨는 잃은 돈 중 일부를 돌려달라, 핸디캡을 재조정해달라고 다른 3명에게 요구하였지만, 이들은 이런 S씨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그동안 다른 3명이 짜고 자신을 상대로 사기 골프를 치고 있다고 의심해온 S씨는 다른 3명을 사기로 형사고소하였는데, 검찰은 다른 3명 뿐 아니라 고소인 S씨마저도 상습도박자라면서 기소를 하였습니다. S씨는 자신은 사기골프의 피해자일 뿐인데도 상습도박죄로 기소를 당한 것은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S씨는 상습도박죄로 처벌받게 될까요?

A) 화투, 카드, 카지노 등의 오락이 도박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운동경기인 골프에 돈을 걸었다고 해서 이것을 도박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며, 하급심 법원도 엇갈린 판결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수억원 대의 내기골프에 대해서 상습도박죄로 처벌한 대법원의 판결(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도736판결)이 나와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사건에서 수억원 대의 내기 골프를 했던 피고인들은 ‘도박은 순전히 우연에 의해서 승부가 결정되지만, 골프와 같은 운동경기는 승패가 전반적으로 경기자의 기능과 기량에 의해서 결정되고 사소한 부분에만 우연이 개입되기 때문에 도박과는 다르다’면서 상습도박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며, 1심 법원은 이 주장을 인정해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1심과는 달리 골프 같은 운동경기라도 승패에 돈을 걸 경우에는 도박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골프가 당사자의 기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기이긴 하지만, 경기자의 기량이 일정한 경지에 올라 있다고 하여도 매 홀 내지 매 경기의 결과를 확실히 예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당사자의 능력이 승패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다소라도 우연성의 사정에 의하여 영향을 받게 되면 도박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이 판례는 S씨 외 다른 3명에 대해서 경기결과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술을 사용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하여 사기죄로 보지 않았습니다). 이 대법원 판결과 같은 취지에서 내기당구에도 도박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판례도 있습니다(서울고법 1975. 4. 17. 선고 74도1501 판결).

대법원이 이런 판단을 내리게 된 것은 형법이 도박죄를 처벌하는 이유와 관련이 있습니다. 도박죄를 처벌하는 이유는 우연에 의해 재물을 취득하는 것을 금지하여 정당한 근로의 대가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경제에 관한 도덕원칙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인데, 내기 골프의 상금 역시 정당한 근로에 의한 재물이 아니기 때문에 내기 골프를 방임하게 되면 경제에 관한 도덕적 기초가 무너질 염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우연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 도박이라도 돈을 따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잠깐 오락을 하는 정도라면 처벌받지 않습니다. 친구들끼리 음식을 시켜먹고 저녁값을 낼 사람을 결정하기 위하여 카드놀이를 한 경우, 동네 사람들끼리 한 회에 몇 천원 정도의 화투를 한 경우 등에는 한 때 오락을 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하튼 내기골프가 도박이라는 대법원의 입장이 분명히 정해진 만큼, 이 입장이 변경되기 전까지 내기골프 좋아하시는 분들은 주의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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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운

    랜드의 선봉장~!!

    code : 114

    집 : https://han.gl/RrBBIf

    1 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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